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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갤러리 자영업자로서의 셰프를 비추다···흑백요리사2 최강록이 말하는 ‘보통의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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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주꽃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6-01-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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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갤러리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흑백요리사 2>)가 지난 13일 뜻밖의 여운을 남기며 종영했다. 우승자 최강록 셰프(48)의 겸손한 수상 소감이 특히 화제다. 시즌1 3라운드 팀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그는 재도전자로서 참가한 셰프 100인 중 최후의 1인이 됐다. 소년만화 같은 결말을 만들어낸 그는 기쁨에 도취하지 않은 채 차분히 말했다.
“저는 특출난 음식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전국에 숨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요리사분들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더 열심히 음식에 대해 소중히 여기면서 살겠습니다.”
전편의 기록적인 흥행에 힘입어 참가자의 면면이 화려했던 <흑백요리사 2>는 ‘그들만의 리그’처럼 보이기도 했다. 언더독(도전자)이라고 볼 만한 사람이 적었던 이번 시즌에서 고수들끼리의 경쟁은 우아한 대신 일반 시청자와의 접점이 (임성근 셰프의 옆집 아저씨스러운 매력을 제외하고는) 적어 보였다. 하지만 최 셰프의 마지막 소감은 요리사이자 자영업자인 셰프들의 모습을 상상하게 했다. 가게에서 손님을 기다렸을 시간, 정성 들였을 매 접시가 녹아 있는 듯한 수상 소감이었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최 셰프는 모두가 출연을 원하는 프로그램에 재도전하면서 “나오고 싶어하는 모든 분을 대신해 남아 있다는 마음이 들더라”고 요식업계 종사자들을 비춘 수상소감의 이유를 밝혔다. “제가 또 들어간 그 한자리를 값지게 메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열심히 했던 것 같고 남을 더 생각했던 거 같습니다.”
‘요리괴물’ 이하성 셰프(38)와 1:1 대결한 결승전 주제도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오직 나를 위한 단 하나의 요리’. 간단해 보이지만, 남을 위한 요리를 만드는 것이 업인 셰프들에게는 생소한 말이었다. 이날 인터뷰에 동석한 김은지 PD는 “모든 요리사가 손님을 위한 요리를 하지, 본인을 위해선 요리하지 않았을 것 같았다”며 “이 주제라면 누가 결승전에 오더라도 그만의 이야기가 나올 거라 확신했다”고 했다. 실제로 최 셰프는 방송에서 “매일 다그치기만 했다. 저를 위한 요리로 90초도 써본 적이 없다. 라면밖에 끓여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 그가 선택한 메뉴는 오래 치대야 하는 깨두부를 주재료로 송이버섯, 호박잎에 싼 우니(성게알), 완두콩(스냅피) 등을 넣은 국물요리였다. 바쁜 점심·저녁 장사 사이, 직원들과 주방에서 끼니를 때웠던 ‘직원식’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노동주’로서 도수가 높은 빨간 뚜껑 소주도 곁들여 냈다.
“직원식을 위한 재료를 따로 주문하는 때도 있지만, 남는 재료로 만들기도 합니다. 내일 쓰지 못하는 것들, 여러 가지 의미에서 버릴 수는 없고 먹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음식었던 거 같습니다.” ‘셰프’라고 불릴 때는 화려해 보이지만, 하루하루를 버텨야 하는 자영업자의 노고가 담긴 한 접시였던 셈이다. “아, 성게알이 (직원식에) 나오는 날은 땡큐입니다.”
최 셰프가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거머쥔 건 <마스터 셰프 코리아 2>(2013)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런데도 그는 “제가 요리를 잘해서 우승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느 분이건 우승할 수 있는 저력이 있는 분들이 나왔다고 생각하고, 저도 (경연에) 임했던 것뿐”이라고 했다.
모두가 그의 요리를 궁금해하는 지금, 최 셰프는 현재 운영하는 식당이 없다. 기대감이 너무 클 당분간도 식당을 열 계획이 없다. “노년에 국숫집을 하고 싶은데 우승 상금(3억 원)은 그때 보태서 쓸 생각입니다.”
당장 ‘노 젓지 않는’ 최 셰프와 달리, <흑백요리사>는 시즌3 제작을 확정지었다. 개인전으로 펼쳐진 두 시즌과 달리, 시즌3는 식당 간 대결이다. 동일 업장에서 손발을 맞추고 있는 요리사들이 4인1조 형태로 지원해야 한다. 김 PD는 “다양한 세대의 요리사를 소개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다는 취지에서 기획했다”며 “앞선 시즌과 다른 결의 재미를 담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주간경향] “양당 간의 갈등도 아니고 단지 민주당 동작갑 지역위원회와 민주당 의원들의 갈등 문제로 이렇게 의회가 파행된 것은 동작구의회의 자주성·독립성, 그리고 동작구의회 의원 개개인의 기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며 풀뿌리 민주주의를 흔드는 것입니다.”(2020년 11월 20일 서울 동작구의회 회의록·최정아 국민의힘 동작구의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약 10년간 지역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서울 동작갑 지역위원회의 문제가 처음 외부로 표출된 것은 2020년 11월이었다. 당시 동작구의회에는 민주당 소속 조진희 구의회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접수됐다. 구의회에서 여야가 구의원 김모씨를 예결위원장으로 선출하기로 합의했는데, 조 의장이 이지희 구의원을 예결위원장으로 일방 발표한 것이 불신임 사유가 됐다. 물밑의 여야 합의에 따라 의사진행을 매끄럽게 해야 할 의장이 본회의장에서 여야 합의를 뒤집은 건 이례적이다. 더 독특한 점은 다른 당의 몫을 빼앗아 오는 정당 간의 갈등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예결위원장으로 거론된 두 구의원 모두 민주당 소속이었고, 동작갑 지역위원회에 함께 몸담고 있었다.
당시 사정을 아는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지목하는 원인은 김병기 의원이다. 구의회가 자율적으로 협의해야 할 의장단 구성, 상임위원장 인선에까지 지역구 국회의원의 입김이 작용하면서 구의회 갈등의 불씨가 됐다는 것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중에 따라 구의회에서 맡을 수 있는 자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확인하면서, 개별 구의원들에게는 김병기 의원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한 충성경쟁이 가속화했을 공산이 크다. 김 의원 측은 동작구의회 인선에 개입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묻는 9개 질문에 대해 “대체로 사실이 아닌 것들이 너무 많이 보도되고 있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 유감이다”라고 답했다.
당시 민주당 소속 동작구의원이었던 A씨는 “사실 구의원의 경쟁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싸움이 아니라 민주당 내부, 국민의힘 내부의 싸움이다. 그것도 누가 더 의정활동을 잘하느냐를 두고 경쟁하는 게 아니라 지역위원장을 향한 충성도 경쟁이다. 김병기 의원이나 동작갑 지역위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어디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의장 불신임 문제로 구의회는 한동안 파행했다. 불신임안은 찬성 10표, 기권 6표로 민주당 의원들조차 반대하지 않아 의결됐다. 그러나 조 의장이 불복해 소송과 가처분을 냈다. 가처분에서 승소한 조 의장이 다시 의장직에 복귀했지만, 동작구의원들이 복귀 3일 만에 다시 불신임을 의결했다. 한 해 구정을 결산하고 다음 해 예산안을 수립하는, 구의회가 한창 바쁠 때 벌어진 일이다. 가처분 결정에 동작구의회 차원에서 항고하면서 소송비용이 예산으로 지출된 건 덤이다. 당시 민주당 소속 구의원이었던 B씨는 “국회의원 하나 때문에 구청을 견제해야 할 의회가 완전히 개판이 됐다. 의회가 그 모양이니 구청을 견제하거나 큰소리를 칠 수가 없었다. 구의원으로서 부끄러웠다”고 했다.
공천 헌금, 구의회 법인카드 유용, 지역구 소재 기관들에 대한 각종 청탁 및 특혜 의혹 등 김병기 의원을 향해 수많은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하나하나가 형사재판에서 다뤄질 범죄 혐의점이 될 만한 치명적인 의혹들이다. 반면 위법성을 따질 수 없다는 이유로 간과되는 문제도 있다. 국회의원에 대한 기초의원들의 예속이 그렇다. 가장 작은 단위에서 민의를 대표하고 행정을 감시할 기초의회의 기능 부전이 그렇다. 지역의 일꾼이 아니라 국회의원의 수족을 뽑는 지금의 구조가 지역구를 국회의원의 놀이터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각종 의혹의 진원지였던 동작구의회의 사례를 중심으로 지방자치제도의 구조적 문제점을 살펴봤다.
밖으로 표출되진 않았지만 동작구의회에서는 의회 구성을 두고 비슷한 문제가 반복됐다고 한다. 2020년 7월 8대 동작구의회는 임기 반환점을 돌고 후반기 의장을 뽑았는데, 초선인 조진희 구의원이 선출됐다. 당시의 의장 선출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4년 임기의 기초의회는 2년마다 의장을 선출하는데, 나름의 관례가 있다. 일단 다수당에서 의장을 뽑는다. 지역구가 갑·을 두 곳으로 나뉘어 있다면 전반기는 갑에서, 후반기는 을에서 의장을 맡는 식으로 번갈아 가며 의장을 선출한다. 같은 지역구에서도 다선 의원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8대 동작구의회는 민주당이 다수당이었고, 후반기 의장은 민주당 동작갑에서 나올 예정이었다. 여야 구의원들은 민주당 동작갑의 유일한 재선 구의원 전모씨를 의장으로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의장이 된 건 초선 조진희 구의원이었다.
동작구 지역 정가에서는 김병기 의원이 구의원 전씨를 탐탁지 않아 했던 것이 배경이었다고 본다. 전씨의 의장 선출이 확실시되자, 김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도 아닌 민주당 동작을 소속 다선 구의원들에게 의장직을 맡아달라고 제의하기도 했다고 한다. 차라리 다른 지역구로 의장직을 넘기려고 했을 만큼 김 의원이 전씨를 배제하고 싶어했다는 얘기다. 당시 민주당 소속 구의원 C씨는 “전씨나 예결위원장 물망에 오른 김씨나 그전까진 정말 우리 용어로 (김 의원에게) 충성을 다 한 거로 안다. 그런데 결과가 그렇게 됐다”고 했다. A씨는 “의장이 조 구의원으로 결정되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심했다. ‘구의회 의장은 구의원들이 결정할 일인데 왜 오더를 내리냐’고 항의도 했다. 그런데 우리가 ‘을’인데 어떻게 하겠나”라고 했다.
의장 선출 소동은 공천 헌금 의혹과도 맞닿아 있다. 전씨와 김씨는 국회의원선거를 앞둔 2020년 초 김병기 의원에게 각각 1000만원, 2000만원을 전달했다가 그해 6월 돌려받았다는 탄원서를 작성한 이들이다. 탄원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돈을 돌려준 것이 ‘김병기 라인’에서 배제된다는 신호였던 셈이다. 어떤 이유로 이들이 ‘눈 밖에 났는지’에 대해서는 동작구 안팎에서도 설만 분분하다. 다만 충성 경쟁에서 밀렸다는 해석이 중론이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당시 동작구청장이 동작갑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한 것을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전씨와 김씨는 동작구청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이었는데, 잠재적 경쟁자의 측근들을 김 의원이 멀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전씨와 김씨가 맡기로 한 자리를 채운 것은 김 의원의 각종 의혹에도 이름이 거론되는 측근 조진희·이지희 구의원이다. 조진희 구의원은 9대 동작구의회에서도 부의장을 맡았는데, 부의장 몫의 법인카드를 김병기 의원의 아내가 사용하도록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지희 구의원은 전씨와 김씨에게 공천 헌금을 돌려준 사람으로 탄원서에 이름이 등장할 뿐 아니라 김병기 의원이 차남의 편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숭실대 총장을 만날 때 동행한 것으로 지목된 구의원이기도 하다.
2022년부터 임기를 시작한 9대 동작구의회에서는 의회 구성을 동작갑이 독식했다. 9대 전반기 의회 부의장은 동작을 지역위원회에서 선출할 차례였으나 동작갑 지역위원회의 압박으로 조진희 구의원이 부의장을 맡았다. 당시 동작갑 측에서는 ‘후반기 부의장은 동작을에서 선출한다’는 취지의 합의서도 써줬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후반기가 됐을 때 부의장에 선출된 건 역시 동작갑 소속인 이지희 구의원이었다. 당시 사정을 아는 관계자는 “조진희 의원이 8대 구의회에서 의장을 지낸 이후부터 단 한 번도 빠짐없이 동작갑이 싹쓸이해갔다. 투표로 하자고 해도 (동작갑에서) 절대로 하지 않았다. 동작을에도 민주당 현역 의원(이수진 의원)이 있었지만 ‘거기(동작을)는 초선이고, 우리(동작갑)는 재선 아니냐’ 이런 말도 안 되는 논리로 강탈해갔다.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미스터리였다. 그런데 법인카드 의혹이 불거지고 보니까 퍼즐이 맞춰졌다”고 했다.
김병기 의원 아내가 조진희 구의원의 법인카드를 유용한 것으로 의심받는 시점은 2022년 7~8월이다. 당시는 조 구의원이 9대 동작구의회에서 부의장으로 선출된 직후였다. 동작구의원들 사이에서는 ‘조 구의원이 법인카드를 김병기 의원 아내에게 건넸다’는 얘기가 일찍이 돌았다고 한다. 한 구의원은 “원래 의장단에 선출되면 의원들에게 밥을 한 번씩 사는 관례가 있다. 아무도 조 구의원에게 그걸 요구하지 않았는데, 본인이 찔렸는지 자기 입으로 법인카드가 자기한테 없다는 얘기를 하고 다녔다”고 했다. 실제로 2022년 7~8월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보면 동작구 관내가 아닌 여의도 소재 음식점에서 한 번에 수십만원씩 결제가 이뤄진 내역이 여러 건 나온다. 문제는 조진희 구의원이 2020년 의장을 맡은 몇 달 동안 의장 법인카드 사용내역에서도 동일한 여의도 음식점에서 결제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법인카드 유용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장기간 이뤄진 것이 아닌지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김병기 의원 측은 이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닌 내용”이라고 답했다.
국회의원이 지역구의 기초의회에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배경에는 공천권이 있다.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을 의미하는 선거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기초의회 선거는 한 선거구에 2명 이상의 당선자가 나오는 중선거구제로 운영된다. 사실상 양당제인 상황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후보를 각각 1명씩만 낸다고 가정해보자. 두 후보 모두 투표 없이 당선이 가능해진다. 동작구가 그랬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동작구의 7개 기초의회 선거구 중 4곳에서 투표 없이 당선자가 나왔다. 두 정당이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후보를 1명만 내는 단수공천을 했기 때문이다.
김병기 의원은 지역위원장이 된 이후 치러진 두 차례의 지방선거에서 동작갑 지역은 기초의원 후보 전원을 단수공천했다. 안 그래도 강력한 공천권을 꽉 틀어쥐었다는 얘기다. 전원 단수공천은 다른 지역 상황과 비교해봐도 이례적이다. 민주당 서울시당에 소속된 48개 지역위원회 중 2022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선거구 모두에 후보를 1명만 낸 곳은 동작갑을 포함해 13곳에 불과하다. 10여 년간 동작구의정감시단을 운영했던 류호근 희망동네 사무국장은 “단수공천은 그 자체로 당선 확정이다. 지역위원장이 단수공천만 한다면 기초의원 후보들에게 확실한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동작구 지역 언론 기자 D씨도 “여러 후보가 나와서 투표로 사람을 뽑아야 하지 않나. 지역에서 활동했던 사람, 주민을 위해서 일할 사람이 당선되는 게 아니라 국회의원을 위해 충성을 다 하는 사람이 뽑힌다”고 했다.
권한이 사실상 지역위원장에게 독점되는 구조이다 보니 공천 과정은 불투명할 수밖에 없고, 공천 이후에도 시비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예컨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진희 구의원은 2018년에 이어 또다시 단수공천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도 말이 많았다. 당시 조 구의원이 횡령·공갈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었던 데다, 다주택자로 당시 민주당의 공천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조 구의원은 초선 때 맡았던 선거구가 아닌 본인의 집이 있는 지역에서 공천됐다. A씨는 “8대 동작구의회 막바지에 구의원들끼리 내기를 했다. 김병기 의원이 조진희 구의원에게 공천을 줄지, 안 줄지. 대부분 안 준다고 했다. 유죄가 나올 게 뻔했고, 걸리는 것도 많았다. 그런데 지역까지 옮겨서 단수공천이 됐더라. 다들 깜짝 놀랐다”고 했다.
결과만 놓고 봐도 당시의 기초의원 공천이 적절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김병기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4명의 기초의원을 공천했다. 그러나 동작구 내 지역주택조합장 출신인 조진희 구의원은 2023년 횡령·공갈 혐의 재판 1심에서 법정 구속됐고,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이 박탈됐다. 동작구 마을버스 회사 임원 출신인 이지희 구의원은 공천 헌금 의혹에 연루돼 현재 김병기 의원과 함께 출국 금지된 상태다. 공천을 받은 또 다른 구의원인 E씨는 성희롱 의혹으로 구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됐고, 김 의원의 국회 보좌진 출신으로 공천을 받은 F씨는 선거 직후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 전직 구의원 B씨는 “뿌린 대로 거둔 것”이라며 “걸러줘야 할 사람들을 제대로 걸러주지 못했다”고 했다.
국회의원(지역위원장)에 대한 종속이 강해지면 기초의원들의 독립적인 의정활동도 방해받을 수밖에 없다. A씨는 “구의원은 주민들의 대리인으로 구의회에 가서 일하는 건데, 내 판단이 주민의 판단이고 결정인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오더에 의해 결정해야 할 때가 있다. 예컨대 민간 사업체들이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무언가를 설치해야 하는 사업이 있었는데, 해당 업종 연합회에서 이걸 구청 예산으로 설치해달라고 압박한 적이 있다. 구의회에서 예산 사용의 형평성 문제 등을 들어 반대하자, 양당의 지역위원장을 찾아갔다. 지역위원장들은 연합회가 조직이고 표니까 통과시키라고 오더를 내렸다. 그러면 구의원은 꼼짝 못 한다. 소신을 갖고 일하기가, 의회에서 싸우고 부딪히면서 결과를 만들어내기가 어렵다”고 했다.
B씨는 “국회의원이 지역위원장으로 있는 지역구의 기초의원들은 의정활동에 들이는 시간이 더 적다고 봐야 한다. 국회의원이 자기 행사하는 데 사람을 동원해야 하니까 기초의회 회기 중에도 뛰쳐나오라 하면 바로 나가는 경우가 있다. 국회의원들도 회기 중에 국회 출석하는 것이 중요하듯이 기초의회도 존중해야 한다. 기초의회는 기초의 역할을 하고, 광역의회는 광역의 역할을 하고, 국회는 국회 역할을 하면서 협력하는 관계가 돼야 하는데 종속되다 보니 명령 체계대로 쫓아가는 게 있다”고 했다.
공천 헌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기초의회를 차라리 없애자는 극단적인 주장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기초의회의 독립적이고 원활한 운영을 가로막는 구조는 도외시한 채, 제도 자체를 없애자는 소거법적인 접근이다. 류호근 희망동네 사무국장은 “동작구 예산만 해도 1조원에 달한다. 기초의회가 없으면 공무원이 이 예산의 집행권한을 독점하게 된다. 견제 장치가 사라지는 거다. 연봉 4000만~5000만원을 받는 구의원 한 사람이 10억~20억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사례를 많이 봤다”고 했다.
국회의원이 아니라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이 기초의회에 진출하고, 기초의원이 소신껏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당이 먼저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직 구의원 C씨는 “정당이 후보자를 공천하는 정당공천제가 현저하게 자격이 안 되는 사람들을 걸러주는 순기능은 있다. 그러나 정당공천제하에서는 기초의원들이 국회의원의 비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정당공천제의 해악이 더 크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구의원을 지낸 B씨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방자치 분권을 부활시키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정을 지방으로 이양해 지방자치에 힘을 실어줬다. 선배 정치인들이 좋은 제도를 만들어놨음에도 공천 장사하면서 인재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 정당들이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고율관세 압박에 무역 합의 무력화…양보 전략 실패 확인마크롱, 미 기술기업 타격 ACI 발동 공개 촉구 ‘보복 악순환’ 우려유럽 정상들, 다보스포럼서 트럼프와 회동…관계 분수령 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장악 구상에 맞서던 유럽이 고율 관세 압박에 직면하면서 최대 930억유로(약 160조원) 규모의 보복 관세를 포함한 무역 대응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연합(EU)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하며 체결한 미·EU 무역 합의가 이번 관세 위협으로 사실상 무력화되자 유럽 내부에서는 ‘눈에는 눈’식 맞대응 외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BBC와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EU는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27개 회원국 대사가 참석한 긴급회의를 열고 미국의 관세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EU산 수입품에 내달 1일부터 10%, 6월1일부터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이후 소집됐다. 관세 대상은 EU 6개국과 영국, 노르웨이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여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약 3시간 동안 이어진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미국과의 협상이 신속한 해결로 이어지지 않을 때를 대비해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대응 수단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회의 내용에 정통한 한 외교관은 “분명히 선이 그어졌고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했다”며 “현재는 선택지를 논의하는 단계지만 관세가 실제로 부과된다면 그때는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를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선택지를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U가 검토 중인 930억유로 규모의 보복 관세는 지난해 7월 미국과의 무역 합의 이후 보류했던 조치를 재가동하는 방안이다. EU는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해 항공기, 자동차, 버번위스키 등 미국의 주요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가 협상 타결로 시행을 중단했다. 이 카드는 다른 선택지들에 비해 비교적 신속하게 시행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EU의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도 거론되고 있다.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ACI는 EU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 대해 서비스,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시장, 공공조달,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ACI가 발동될 경우 미 거대 기술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 제도는 2023년 도입됐으나 사용된 적은 없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ACI 발동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이번 사태로 유럽이 그간 미국에 취해온 유화적이고 관계 관리에 치중하는 전략이 실질적인 보호막이 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디언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지난 15일 미국을 ‘우리의 동맹이자 파트너’라고 표현한 지 불과 며칠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폭탄을 예고했다”면서 EU가 미국을 ‘친구’로 규정해온 관성을 비판했다. 특히 미국과 ‘특별한 관계’로 분류돼온 영국마저 관세 대상에 포함된 점은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고 추켜세우는 전략이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U는 지난해 무역 합의에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철폐했지만 자국 수출품에는 15%, 철강에는 50%의 고율 관세를 수용하며 통상 주권을 스스로 약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합의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속하도록 붙잡아 두려는 계산과 맞물려 있지만 결과적으로 전략적 실패라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다만 ACI 등 강력한 수단을 쓸 경우 보복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외교관은 폴리티코에 “유럽이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은 분명하지만 말에 말로 맞서는 보복의 악순환에 빠질 필요는 없다”며 “다음 단계를 정하기 위해 추가 논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도 “EU 관계자들은 보복보다 협상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19일부터 닷새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을 계기로 유럽 정상들과 트럼프 대통령 간 회동이 예상된다. 이번 만남이 미·EU 관계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최대 규모의 대표단을 이끌고 포럼에 참석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등 주요 국제기구 수장들도 참석한다.
EU의 대응 방향은 22일쯤 브뤼셀에서 열릴 긴급 정상회의에서 최종 조율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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